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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3일

[CLOCKUP] Erewhon 심층 리뷰

[180727] [CLOCKUP] Erewhon
[180727] [클락업] 에레혼



1. 에레혼(erewhon)의 의미?

>> 게임의 제목인 에레혼(erewhon)은 19세기 영국의 작가, 새뮤얼 버틀러의 동명의 작품을 모티브로 삼고있다. 에레혼의 스펠링을 뒤집어 보면 no-where, 즉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 되는데, 버틀러는 에레혼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디스토피아적 세계로 묘사하였다. 클락업의 에레혼 또한 이와 유사한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2. 게임 첫머리에 나오는 시 해석

「山のあなた」  <산의 당신>

- カール・ブッセ - 칼 부세 지음

山のあなたの空遠く
산 저편 하늘 먼 곳에
「幸」住むと人のいい。
행복이 산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憶、われひとと尋めゆきて、
아아, 남들 따라 찾아갔지만,
涙さしぐみ、かへりきぬ。
눈물 지으며 돌아왔다네.

山のあなたになほ遠く
산 저편 하늘 먼 곳에
「幸」住むと人のいい。
행복이 산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上田敏 訳) 역자 우에다 빈

** 칼 부세 (Busse, Karl) : 독일의 시인, 소설가, 평론가로 신낭파주의 시인으로 주목 받음
** 우에다 빈 (上田敏) : 일본의 시인이자 외국 문학 번역가로 상징주의 문학운동에 기여함




>> 게임 첫 머리에 나오는 <산의 당신>은 "유키히토(幸仁)"란 주인공의 이름에 모티브를 준 시로, 무료한 삶 속에서 유의미한 무언가를 찾고자 지도에 없는 마을을 방문한 주인공이 겪게 될 심리 변화를 적절히 표현해주고 있다.





3. 과거편 이야기 요약 (스포)

>> 전국적인 대기근을 피해 분가로 피신한 본가의 여인들을 마구 범하며 욕보인 가해자들이 나중에 그녀들을 마을을 구한 영웅으로 받들어 모신다. 이거 완전 졸렬잎 마을 스토리 아녀...? 





4. 작품에 묻어나있는 종교적 가치관

>> 토우코(子)가 마을 사람들의 온갖 악행과 부정을 온몸으로 받아주는 장면은 십자가(字架)에 박힌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는 자기희생적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 사실 서구쪽 종교관 보단 인과, 집착, 윤회 등 불교 사상을 차용한 설정이 눈에 띄였다. 예컨데, 작중 주인공의 마을 신분을 표현한 오메구리사마(御様)는 육도윤회를 거듭하며 고통받는 가련한 중생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 육도윤회(六道輪) : 자신의 지은 선악의 업에 따라 천도ㆍ인도ㆍ수라ㆍ축생ㆍ아귀ㆍ지옥의 육도세계를 끊임없이 전생함




>> 에레혼의 극후반부, 주인공에게 연기(緣起)의 인과율(因果律)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마사야. 여기서 마사야(正)는 불교에서 말하는 구세주 미륵불(勒佛)처럼, 끊임없는 윤회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주인공에게 나타나 구원의 단서를 제공해주는 인물이다.

** 연기(緣起) = 어떠한 존재도 우연히 생겨나거나 또는 홀로 독자적으로 생겨나는 법은 없다. 모든 존재는 그 존재를 성립시키는 여러 원인과 조건에 의해 생겨난다. 정신과 물질로 이루어진 삼라만상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서로에게 원인이 되기도 하고 조건이 되기도 하면서 상호의존적으로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우친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이치이며, 이를 줄여 "연기"라 부른다.




>> 오로지 2개의 진엔딩의 경우에만, 윤회로 고통받던 주인공이 토우코가 꿈꿔온 눈이 쌓인 "새하얀 세상"에 도달하게 된다.

** 새하얀 세상 = 흰색은 석가모니가 온갖 번뇌와 고통과 더러움이 가득찬 사바세계(이승)에 불토정국(이상향)을 이룩하고자 한 의지의 표상이다. 불교에서 청정한 마음을 백심(白心)이라 하고, 착한 업보를 쌓는 것을 백업(白業)이라고 한다. 하얀색은 깨끗한 마음으로 악업과 번뇌에서 벗어난 해탈의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해탈(解脫) = 불교에서 수행을 통해 도달하는 궁극의 경지로, 인과율에 따라 쌓이는 업과 수레바퀴와 같이 반복되는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 상태를 일컫는다.





5. 루트별 의문점 파헤치기 (스포)

1) [키요라 루트] 주인공을 습격한 검은 괴한의 정체는?

>> 다회차 루프를 진행중인 다른 시간대의 주인공이 1회차 주인공에게 축제가 끝나면 곧바로 마을에서 떠나라고 충고해 준 것으로 보인다.




2) [키요라 루트] 촌장 행방불명 사건의 내막은?

>> 마을 축제 전날, 아시키가의 장남이자 든든한 기둥인 마을 촌장 코타로가 행방불명 상태가 된다. 범인은 누구였을까?




>>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다기 쇼조우다. 만년 2인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마을의 차기 촌장이 되고자하는 그의 야망은 이미 "뒤바뀐 아이 루트"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었고, 그간 아시키 가문이 독점하던 마을 촌장의 지위를 코타로의 부재로 인하여 자신이 대타로 맡게되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합리적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3) [토우코 루트] 왜 키요라가 아닌 토우코에게만 홍희가 빙의하였나?

>> 메인 히로인 삼인방 체제인 에레혼에서 개인적으로 불호(不好)였던 토우코가 유일하게 꼴렸던 씬은 그녀에게 귀신 공주가 빙의하여 정줄놓고 "응오오옷~♥"하며 괴상한 교성을 지르는 축제의 피날레 이벤트였다. 귀신 공주의 빙의로 서던 좆도 죽게 만들던 토우코조차 빨딱빨딱 서게 만들었는데, 그렇다면 극호(極好)인 키요라가 그 "응오오옷~♥" 연기를 펼친다면 얼마나 더 꼴리게 된다는 이야기일까? 허나 토우코 루트에서조차 키요라가 아닌 토우코에게 귀신 공주가 빙의하여 실망을 금치 못했다.

>> 귀신 공주가 빙의하여 음란해진 토우코. 처음엔 이게 마을의 부흥을 위해 펼친 토우코의 헐리웃 액션인줄 알았는데,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왜 그녀에게만 귀신 공주가 빙의하였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녀가 귀신 공주 "태세"의 진정한 환생이기에 당연하게도 토우코의 전생인 귀신 공주는 키요라가 아닌 토우코에게 빙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 다홍색을 얻어 먹고자 마을 남자들의 장단에 맞춰 발정난 공주님 흉내를 내는 태세

>> 과거편에서 미스즈가 태세의 습성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태세는 자신이 좋아하는 다홍색을 받아 먹기 위해서라면 인간들의 어떤 기대에도 반응해준다.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재앙신으로 대하니까 재액 공주로서의 행동을 보였던 것이고, 주인공과 마을 사람들이 조복 행위란걸 하니까 그 행동에 자연스럽게 호응해 줬던것이다. 문란한 교접 행위가 끝나고 나서 포상으로 주어질 다홍색을 받아 먹기 위해서 말이다.




4) [뒤바뀐 아이 루트] 충격과 공포의 마지막 장면 해석

의문점 ① 마을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의문점 ② 사에의 머리가 댕겅하고 잘려 있는 이유는?

의문점 ③ 고삼가 가주들은 어째서 키요라의 인육을 먹고 있었을까?

>> 아마 대부분의 유저들이 에레혼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난해하게 여겼던 장면일 것이다. "뒤바뀐 아이 루트" 엔딩 장면에서 의문점이 세 가지나 튀어나오는데 그중 의문점 ③의 썰만 과거편을 통해 설명해주고 있을 뿐, 나머지 의문점에 대한 경위는 아무리 눈씯고 살펴봐도 좀처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의문점 ①과 ②는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 이 마을에는 추악한 진실이 있다. 이른바 인육을 먹는 "식인 풍습"의 존재다. 귀신 범하기와 마을 난교로 이어지는 마을 축제가 성황리에 끝난 다음, 고삼가의 가주들은 음복 의식이란 명목하에 귀신 공주로 낙점되었던 여성을 먹어치우는 식인 의식을 행하고 있었다.

>> 과거의 진실을 기억하고 있는 대무녀 미스즈를 제외한 나머지 가주들은 신성한 마을 축제를 통하여, 귀신 역할을 담당한 여성이 불로장생을 가져다주는 태세 고기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물론 이 썰은 저주받은 마을의 모든 것들을 증오하며 평범했던 자신을 나락의 길로 떨군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고자 결심하였던 미스즈의 새빨간 거짓말이었고, 고삼가 가주들이 그간 씹어먹어 왔던 소녀들은 진짜 태세 고기가 아니라 불로장생은 커녕 아무런 효능이 없는 평범한 인육(人肉)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른바 개꿀잼 몰카!

>> 복수귀(復讐鬼)가 된 미스즈는 고삼가 가주들을 더욱 치밀하게 속이고자, 음복 의식에 올라온 자신의 친딸인 키요라를 일말의 가책 없이 진짜 태세 고기인양 맛있게 뜾어먹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빡친 주인공은 미스즈의 팔을 분해하여 오물 구덩이에 던져 버리게 된 것이 이 사건의 전말이다. (** 의문점 ③ 추측)




>> "뒤바뀐 아이 루트" 엔딩 마지막에 주인공이 마을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오두막 집도 함께 태워 버렸다는 점을 주목해 보자. 고삼가의 음복 잔치는 비밀리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가신들과 하녀들은 물론 자식들에게 조차, 인육 먹방을 들켜서는 안된다. 단적으로 아시키 가문의 장남이자 마을 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코타로 조차 음복 잔치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 음복 잔치가 이루어질 동안 마을 사람들을 용이하게 관리하려면 하나의 장소에 모아 놓는게 좋았을 것이고, 그 최적의 장소는 음복 의식을 벌이는 주인공의 저택과 멀리 떨어져있던 저 오두막 집이었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거진 이틀동안 이어진 난교 축제에 지쳐 이곳에서 푹 자고 있었거나 혹은 그들이 마시던 술에 수면제가 들어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마을은 고요했고, 고삼가의 음복 잔치는 조심스레 진행되고 있었을거라 보인다. (** 의문점 ① 추측)




>> 식인 토막 사건이 일어난 시간대는 주인공이 토우코와 동굴에 추락하고 얼마 안지난 시점일 것으로 추정된다. 동굴의 입구가 이전에 보았을 때랑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시간 감각이 묘하게 이상하다는 주인공의 대사와 故 키요라의 발육상태가 첫만남 당시와 차이가 없다는 점이 이 추측의 신빙성을 뒷받침해준다.

>> 다시 말해, 사에가 산을 내려와 마을에 돌아온 시간대와 주인공이 동굴에서 빠져나온 시간대가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음복 잔치가 이루어진 곳은 주인공이 머물던 저택이었고, 사에 또한 그곳에 머무르며 주인공의 심부름을 수행하고 있었다. 결국 주인공을 절벽 아래로 밀어 버려 상실감과 죄책감을 느끼며 아무생각 없이 저택으로 돌아온 사에는 무심코 고삼가 어르신들이 인육을 먹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을 것이다.

>> 인육을 먹어치우는 마을의 비밀스럽고 추악한 진실과 마주한 사에를 본 고삼가의 가주들은 입막음을 위해 사에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고, 평소 사에를 가축이하의 존재로 보던 그들이었기에 일말의 죄책감 없이 사에의 머리를 댕겅 베어버렸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키요라와 달리 사에는 귀신 공주 역할을 맡지 않았기에 마을의 가주들은 그녀를 태세 고기로 인식하지 않았고, 결국 장기자랑을 하고 있던 키요라와 대조적으로 사에는 목만 날아가 있던게 아닐까? (** 의문점 ② 추측)





6.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충격을 선사한 부분들

1) 마을 축제의 피날레, 난교 이벤트

>> 에레혼은 에로게로써 부족한 점이 많은 게임이다. 하지만 마을 축제가 절정으로 치닫자 서브 히로인인 고삼가의 유부녀 3인방 뿐만 아니라, 메인 히로인이자 주인공 바라기였던 키요라와 사에가 불특정 다수의 마을 남자들과 교접하는 난교 NTR 이벤트 만큼은 정말로 인상 깊었다. 마을 남성 무리와 난잡하게 몸을 섞어가며 여러 곳에서 흘러나오는 히로인들의 정줄 놓은 교성 소리가 이 마을 대난교 이벤트의 주요 관전 포인트.




>> 참고로 마을의 난교 풍습은 과거 공복에 허덕이던 마을 사람들 전원이 태세 고기를 먹고 광기에 휩쌓이게 된 그날의 상황을 모티브로 삼고있다. 정숙했던 유부녀들은 태세 고기를 먹자마자 미친듯이 발정하여 마성의 교성 "응오오옷~♥"을 외치며 외모나 취향, 혈연관계를 따지지 않고 가장 가까운 위치의 남자를 붙잡곤 그와 아이를 만들려는 농밀한 러브 섹스를 하기 시작한다.




>> 태세 고기를 먹고 발정난 히로인들은 자신을 강간했던 남자에게 기꺼이 가랑이를 활짝 열고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자신의 취향과 전혀 맞지않아 평소 무시하고 있던 한 말라깽이 남자를 보고 천생연분의 짝을 찾았다는듯 질내사정을 흔쾌히 허용해 준다. 개중엔 피가 이어진 어머니와 아들, 혹은 아버지와 딸이 근친교배를 즐기고 있다. 심지어 한 여성은 어머니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의 아들의 원수인 남자의 자지를 맛있다는듯 홍조를 띈 채 매우 격정적으로 햝아가며 그에게 혼심을 담은 온갖 에로 서비스를 해주기까지 한다.

>> 불교에선 흔히 "전생의 원수였던 사람이 현생에선 당신의 가족이 된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 아이러니한 광경은 마치 불교의 윤회(輪廻) 사상에서 말하고있는, 인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운명의 장난에 영원히 고통받는 세계의 중생(衆生)들을 방불케 하고있었다. 그야말로 난교의 본질을 꿰뚫는 H이벤트 구성이 아닐수가 없다.




2) 안면인식 장애 마을

>> 대무녀 미스즈를 빼놓곤, 상단의 토우코와 하단의 츠바키의 복사 붙여넣기한 외모에 태클을 거는 마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심지어 츠바키는 마을의 공유 아내로 수많은 마을 청년들과 몸을 섞었던 전적이 있던 여자다. 결론적으로, 게임 속 최악최흉의 빌런 캐릭터인 미스즈의 음모는 마을 사람들 전원의 안면인식 장애가 없었더라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는 씁쓸한 이야기...





7. 키요라장의 공기화는 정말 최선이었을까?

>> 다양한 에로게 커뮤니티 사이트를 모니터링 해본 결과, 클락업이 야심차게 준비한 에레혼에서 로리 히로인인 키요라의 비중이 쩌리였다는 점에 대하여 아쉬움을 토로한 유저들이 정말로 많았던 거 같다. 결론적으로 에레혼이 흥하지 못했던건 제작진 놈들이 키요라장의 "응오오옷~" 씬을 안넣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댓글 3개:

  1. 방금 다 클리어 했는데
    1. 폭 넓을 수 있었지만 급마무리결말
    2. 키요라의 후반비중少 숨겨진 스토리 x
    3. 아쉬운 떡밥회수
    개선했으면 더 좋앗을 것 같지만
    훌륭한 세계관과 몰입도 작화
    H씬 분량또한 엄청났기 때문에
    9.7은 줄수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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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뭔가 있을거 같았던 키요라장을 맥거핀으로 소모한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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